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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이 책은 크게 4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반도체 관련 전공자들 및 향후 이를 더 공부해보고자 하는 분들은 기본지식부터 시스템 및 메모리 반도체의 차이점과 함께 반도체의 필수 8대 공정이 모두 설명이 되어 있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필자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지난 서평 1부에서 크게 구분되는 시스템 및 메모리 반도체의 차이점과 함께 슈퍼사이클이 존재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있어서 지난 3차례의 가격 치킨 게임에 대해 다뤄본 바 있다. 이번 서평 2부에서는 반도체별 유명 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 대해 다뤄보고 마치고자 한다.

 

 

▶ 서평 1부는 아래 링크 참조

 

추천도서: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 - 1

본 책의 저자인 박진성 박사는 중학교 때부터 핸드폰을 좋아하여 자연스레 전자공학 전공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였으며, 결국 그에 성공하여 반도체 산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고 자신을 소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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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합 반도체 기업과 분업 체계 기업들

 

책에서 저자는 반도체 생태계에는 제조 과정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기업부터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기업, 다양한 소재를 만드는 기업까지 분야별로 수많은 기업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마지막 장을 할애하여 각 분야별 대표 기업들과 함께, 이를 토대로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별 역학 관계와 주도권 전쟁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1) 종합 반도체 기업(IDM)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기업은 반도체 제작의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큰 규모의 기업을 일컬으며, 저자의 말로는 기업 규모가 곧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IDM 형태를 고수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상위권 기업들은 아래와 같다.

 

표 1. 전 세계 IDM 기업 순위(2021년 기준)

순위 기업명 국적 주요 제품 매출액 시장 점유율
1 삼성전자 한국 메모리(DRAM, NAND), AP, CIS 등 84.2조 원 12.3%
2 인텔(Intel) 미국 CPU, GPU 83.4조 원 12.2%
3 SK하이닉스 한국 메모리(DRAM, NAND), CIS 등 41.8조 원 6.1%
4 마이크론(Micron) 미국 메모리(DRAM, NAND) 32.9조 원 4.8%
5 TI
(Texas Instruments)
미국 아날로그, 임베디드 반도체 등 19.9조 원 2.9%

 

 

이 밖에 최근에는 EV를 비롯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 빅 7로 불리는 기업 또한 책에서는 알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의 핵심 두뇌 역할을 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나 MCU, 다양한 센서용 반도체(초음파, 거리,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및 통신용 반도체 등이 있다고 한다. 2020년 기준으로 빅 7과 점유율은 아래와 같다.

 

  • 인피니언(Infineon): 14.1%
  • NXP: 11.2%
  • 르네사스: 9.3%
  • STM: 7.8%
  • TI(Texas Instruments): 7.2%
  • 보쉬: 5.9%
  • 온세미컨덕터: 5%

 

 2) IP 기업

 

IP는 Intellectual Property의 첫 글자를 딴 약어로써 지적 재산권을 뜻한다. 즉 IP 기업이라고 하면 반도체에 있어 지적재산권을 가진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와 함께 전자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포함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 세계 IP 기업 Top 10에는 미국 및 영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의 ARM이 점유율 4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대표기업 중 하나다. 이 분야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표 2. 전 세계 IP 기업 순위(2021년 기준)

순위 기업명 국적 주요 제품 매출액 시장 점유율
1 ARM 영국 AP 및 MCU Core IP 2.53조 원 40.4%
2 시놉시스
(Synopsys)
미국 EDA 및 반도체 IP 1.24조 원 19.7%
3 케이던스
(Cadence)
미국 EDA 및 반도체 IP 0.36조 원 5.8%
4 Imagination Technologies 영국 GPU IP 0.21조 원 3.3%
5 SST 미국 임베디드 메모리 IP 0.16조 원 2.5%

 

최근까지 엔비디아가 ARM 인수가 무산되었는데, 그 표면적 이유는 각국 규제로 거래를 완수할 수 없는 중대한 제약사항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엔비디아가 이미 GPU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기업인 데다 ARM까지 자사로 인수하게 된다면 반도체 시장 독과점이 우려되기에 영국 경쟁시장청(CMA)과 함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및 유럽연합, 중국 등 경쟁당국과 함께 삼성전자, 인텔, 퀄컴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일제히 모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기도 하다.

 

 

 

엔비디아-ARM 합병 끝내 무산...장벽 더 높아진 반도체 M&A | 중앙일보

반도체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국 엔비디아와 영국 ARM의 인수·합병(M&A)이 끝내 무산됐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공식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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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0위권의 점유율을 가지는 미국의 램퍼브(Rambus)라는 기업은 매우 빠른 동작 속도를 가진 RDRAM(Rambus DRAM)의 IP와 현재 DRAM 시장의 주류인 DDR(Dual Data Rate) DRAM의 컨트롤러에 대한 IP 일부를 가진 기업이며 보유하고 있는 RDRAM 특허로 DRAM 기업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소송을 거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인데, 이로 인해 반도체 업체들의 미움을 사서 뛰어난 성능을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주류가 DDR DRAM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좋은 IP를 보유하더라도 팹리스 기업과 IDM 기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반도체 산업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3) 팹리스 기업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설계와 판매만을 담당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이 때문에 큰 규모의 제조 공장이 필요 없어 상대적으로 운영비가 덜 들어간다. 핵심 역량인 설계 능력은 뛰어난 인재로 인해 가능한 영역이기에 거대 자본이 필요한 IDM이나 파운드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 세계 팹리스 기업 순위는 아래와 같다고 한다.

 

표 3. 전 세계 팹리스 기업 순위(2021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10대 기업 한정 점유율)

순위 기업명 국적 주요 제품 매출액 시장 점유율
1 퀄컴 미국 AP, 통신 반도체 등 33.7조 원 23%
2 엔비디아 미국 GPU 등 28.6조 원 19.5%
3 브로드컴 미국 DSP, 통신(블루투스, Wifi) 등 24.2조 원 16.5%
4 미디어택 대만 AP, DSP, 통신 반도체 등 20.3조 원 13.8%
5 AMD 미국 CPU, GPU 등 18.9조 원 12.9%

 

저자는 순위에는 없지만 알아 두면 좋은 기업으로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을 뽑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탑재되는 A 시리즈 AP, 고성능 태블릿 기종과 PC에 탑재되는 M 시리즈 CPU, 웨어러블(wearable)에 탑재되는 S 시리즈와 W 시리즈 등 자사의 모든 상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다고 한다. 일부 시장 조사 업체의 추정치로 애플의 반도체 사업 매출액만 11.5조 원이라고 집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사 제품만 설계하기에 팹리스 기업 순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4) 디자인 하우스

 

디자인 하우스는 팹리스가 만든 설계도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제작하는 파운드리 공정에 맞춰 각종 기술을 지원하는 기업을 총칭하는 용어라고 알려진다. 디자인 하우스는 구체적으로 기업마다 담당하는 분야와 업무 범위가 상이하기에 매출액 정보는 확인이 어려우며, 이러한 정보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파운드리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5) 파운드리 기업

 

파운드리는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 및 공급하는 대규모 공장을 가진 전문 생산 업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팹리스와는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이 파운드리의 대표주자로 대만의 TSMC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있다. 이 밖에 전 세계 파운드리 기업 순위는 아래와 같다.

 

표 4. 전 세계 파운드리 기업 순위(2021년 기준)

순위 기업명 국적 주요 제품 매출액 시장 점유율
1 TSMC 대만 애플, 미디어택, AMD, 퀄컴, 엔비이다 등 65.5조 원 53%
2 삼성전자 한국 구글, 퀄컴, IBM, 엔비디아, 테슬라 등 22.3조 원 18%
3 UMC 대만 AMD, 퀄컴, 엔비디아, 인피니언, ST 등 8.7조 원 7%
4 글로벌
파운드리스
미국 AMD, 삼성전자, 미디어텍, NXP 등 7.4조 원 6%
5 SMIC 중국 화웨이, 퀄컴, 브로드컴 등 6.2조 원 5%

 

 6) OSAT 기업

 

OSAT은 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의 약자로, 고객사로부터 가공이 끝난 웨이퍼의 패키징 및 테스트를 전문으로 처리하는 후공정 사업을 칭하는 용어다. 반도체 칩 자체의 성능 향상이 물리적인 한계에 다다르면서 OSAT 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각 기업들의 매출액은 앞서 기술한 반도체 기업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약소한 실정이다. 전 세계 주요 시장 점유율은 대만 및 중국 업체들이며, 이 중 대만 기업이 시장 점유율만 합쳐도 50%가 넘어간다.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인 미디어텍과 리얼텍, 파운드리 기업 최강자인 TSMC까지 모두 대만 기업이기에 잠재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이 같은 점유율이 나온 것으로 저자는 추측하고 있다. 자국 내 기반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의 고객사로 영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또한 이 부분 2위 기업인 미국의 앰코(Amkor)의 전신은 한국의 아남반도체라고 한다. 국내 최초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었던 아남반도체는 미국에서의 패키지 사업을 위해 앰코를 설립하였는데, 2005년에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면서 미국 기업이 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존재하는 상태인데, 최근까지 국내 대표기업이자 자존심인 삼성전자마저도 미국에 대규모 공장 설립을 계획한다는 소식이 작년에 전해진 바 있다. 최근에는 회의론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게는 썩 좋지만은 않은 투자 계획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IT 기업 및 4차 산업 핵심 산업이 영위되는 곳이기에 자연스레 공장의 규모는 엄청날 것이며 매출 또한 상당수 미국 공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주요 팹리스 기업들 또한 미국에 즐비하다. 이런 상태임에도 국내에서 반도체 사업을 위한 제약사항이 계속 생기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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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기업

 

우리나라에서는 소부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 부문에 있는 기업들의 육성을 지원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 장비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부품과 여러 소재가 필요하다.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부문이지만 책을 통해 이러한 장비 업체들까지 알 수 있다.

 

 1) 반도체 장비 기업

 

반도체 장비는 8대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의미하며 크게 웨이퍼 공정에 필요한 장비와 테스트 장비로 구분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각 장비 업체들은 특화된 공정 분야가 있다고 말하며, 이로 인해 전체 순위는 높지 않지만 세계 1위가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한 기업들은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다고 한다.

 

[어플라이즈 머터리얼즈(AMAT)]

AMAT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다양한 반도체 장비를 설계하여 제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ALD, CVD와 같은 증착 장비 분야에서는 부동의 세계 1위라고 한다. 시장 조사 전문 업체에 따르면 전 세계 증착 장비 시장의 40%를 AMAT가 점유하고 있다고 하며, 이 외에도 CMP 장비, 에칭 장비, 이온 주입 장비를 비롯해 각종 검사 장비들을 만들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020년 기준 매출액 18.8조 원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점유율은 17.7%

 

[ASML]

ASML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극자외선(EUV) 광원을 활용한 EUV 노광기를 제작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불화아르곤(ArF) 광원의 액침(Immersion) 노광기 등 반도체 공정 중 회로의 선폭을 결정하는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 노광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기업이 반도체 장비 시장 2위에 올라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점유율은 16.7%

 

[그 외]

미국은 반도체 종주국답게 상위 5개 기업 중 3개 기업을 배출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의 나머지 순위들은 아래와 같으며, 일본 기업이 4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 램리서치: 상용 에칭 장비를 최초로 내놓은 기업답게 에칭 공정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 중 하나. 에칭 공정 시장 점유율이 무려 50%에 달하며, 이외에도 증착 장비, 세정 장비, 계측 장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고 알려진다.
  • 도쿄 일렉트론: 에칭 장비에서 시장 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증착 장비, 세정 장비 등 다양한 반도체 장비를 생산.
  • KLA: 미국 기업으로 측정/분석 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짐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강제노동에 대한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으로 2019년 7월, 자국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한 바 있다. 이런 부분은 당장 육성하더라도 성과는 결단코 나올 수 없으며,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일 것이기에 당시에는 아주 치명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었기에 한국 정부에서도 급하게 소부장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외교적으로 다시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망 안정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이러저러한 국제 정세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내 소부장 국산화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 반도체 부품 및 소재 기업

 

자동차에 수만 개의 부품이 필요하고 음식을 만들 때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듯, 반도체에도 많은 부품과 재료가 들어간다고 말하는 저자는 본 책에서 반도체 부품은 반도체 장비에 사용되면서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반도체 소재는 무언가를 만들 때 사용되는 기초 재료이거나 한 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한다. 반도체 부품 및 소재는 그 품목이 매우 다양하고 영세한 기업들이 많아 서로 다른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 간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전체 순위보다는 해당 품목별 점유율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상세한 설명과 대표적인 기업들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란다.

 

 

3. 주요 국가들의 반도체 주도권 전쟁

 

분야별 대표 기업과 함께 저자는 기업들을 국가별로 나눠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국가별 기업의 특성은 아래와 같다.

 

  • 미국: 시스템 반도체 강국이며, 장비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 일본: 반도체 소재, 부품 분야에 강점을 지님
  • 한국: 메모리 반도체에서 압도적인 선두
  • 대만: 파운드리 및 OSAT 분야에 특화
  • 중국: 대만과 같이 파운드리 및 OSAT 분야에서 강점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저자는 각 국가들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그들이 가진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주요 사건들을 통해 설명해주고 있다.

 

 1) 미국

 

한국 반도체 산업 협회(KSIA)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2020년 국가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49.3%를 차지하며 반도체 산업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이 태동한 국가이기에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2위는 한국으로 19.3%, 3위는 대만으로 9.7%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반도체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은 CPU 시장의 인텔 및 AMD, AP 시장에서는 퀄컴과 애플, GPU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와 AMD와 함께 설계 기술력이 바탕이 되는 전자 설계 자동화(EDA)와 핵심 IP를 제공하는 시놉시스, 케이던스까지 거의 전 분야에서 미국 기업이 세계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시스템 반도체 설계 능력이 미국 반도체 산업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반도체 장비 분야에 있어서도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와 램리서치 등이 세계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미국의 유일한 약점은 반도체 생산 시설인 펩(Fab) 부족이다. 2020년 미국의 반도체 웨이퍼 사용량은 전 세계 5위로, 반도체 생산 능력이 설계 능력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웨이퍼 사용량 1위는 22%의 대만이라고 한다. 역시나 TSMC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팹을 가진 기업은 미국에서는 인텔이 유일하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팩을 가진 기업은 마이크론뿐이라고 전해진다. 이외의 팹리스 기업들은 모두 생산을 파운드리 기업에 위탁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며,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게 생각해서 미국 내 팹리스 기업들의 자체 생산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파운드리 기업 입장에서는 자국도 아닌 해외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 새로운 제조 공장을 짓는 것이 엄청난 부담일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는 해당 기업에게 세금 혜택 등의 국가적인 지원을 약속함과 함께 수많은 미국 내 팹리스 기업들로 인해 미국은 일 차리 창출과 글로벌 공급망 확충에 있어 엄청난 이득을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함께 TSMC마저 미국으로 공장 이전을 적극적으로 장려한 것이다.

 

 

 

대만 TSMC “미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400억 달러 투자”

3나노 최첨단 제품 2026년 미국서 생산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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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러한 상황에 비춰 앞으로도 미국은 생산 시설 확충과 끊임없는 제조 기술 연구 개발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2) 한국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에 비교적 늦게 진입했다. 첫 진입이 1960년대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미국 기업들의 후공정 작업을 시작으로 1974년 강기동 박사의 '한국 반도체'가 반도체 제작에 뛰어들었으며, 1983년 삼성전자가 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 치킨 게임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요 강국이 되었다. 반도체 강국인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한참 늦은 결정이었으나, 빠른 환경 변화의 대처와 남다른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받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2021년 4분기 기준으로 DRAM 시장(점유율 72%)과 NAND 플래시 메모리 시장(점유율 52.6%)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점유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파운드리 또한 삼성이 점유율 18%로 활약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저자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향후 성장성이 높은 면에서 이 부분의 약세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한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고, 삼성전자 또한 2030년까지 171조 원을 투자할 것임을 천명하는 등 국가와 기업 모두가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덧붙인다.

 

앞서 일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부장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장비의 경우 증착, 세정, 후공정에서 일부 국산화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주요 장비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고 저자는 말한다.

 

최근 미국의 램리서치가 한국에 연구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고 하는데,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연구 개발 의지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저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강점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유지함과 동시에 차세대 메모리 제품에 대한 꾸준한 연구 개발과 함께 설계 역량 강화를 위해 인재를 확보하고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 간 연계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해 파운드리 생산 능력 향상과 함께 소부장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과 국내 생산 확대가 함께 이뤄진다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3) 대만

 

한 때 DRAM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치킨 게임을 벌이기도 한 대만은 비록 DRAM에서는 철수했지만 TSMC로 대변되는 강력한 파운드리와 함께 파트너사인 팹리스와 OSAT 기업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국가다. 대만의 경제는 곧 반도체 경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도체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대만의 가장 큰 강점은 팹리스 - 파운드리 - OSAT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큰 강점을 지닌 대만도 두 가지 고민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소부장과 함께 소프트웨어, IP 분야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미국 및 일본, EU의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와 장비를 공급받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장 큰 문제는 두 번째로 바로 인력 유출이다. 중국이 국가 주도 반도체 육성 정책을 통해 대만의 많은 인재들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인재 육성을 통해 이뤄진 만큼 인재 유출은 산업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22%의 생산 능력을 자랑하는 대만을 상대로 한 반도체 물량 확보를 위한 각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래에도 이러한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대만 기업들은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 역시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만이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4) 일본

 

한 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은 세 차례의 미·일 반도체 협정을 통해 크게 퇴보했다고 알려진다. 이로 인해 일본의 가장 큰 약점은 반도체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 능력 측면에서도 중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고 한다. 1위는 대만이고 2위가 우리나라다.

 

저자는 일본의 이러한 경쟁력은 소부장 분야라고 한다. 장비 분야에서 도쿄 일렉트론은 세계 4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밖에 부품 분야와 소재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완제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긴 일본은 다시금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한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미국 및 대만 등과 협력해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일본 내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해진다. 이에 일본 국가 연구 기관인 산업 기술 종합 연구소(AIST)가 선폭 5 nm 이하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일본의 여러 장비 기업들과 TSMC, 인텔 등의 기업이 참여를 확정했다고 한다. 특히 대만의 TSMC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연구 개발 센터를 일본에 설치하는 계획과 파운드리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고도 한다. 최근에는 일본에 제2공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노력으로 일본이 다시 반도체 산업에서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글로벌] 대만 TSMC, 일본 공장 착공..."22nm 기술 공정과 1300명 채용" - 테크M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일본 공장 착공에 나섭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TSMC가 21일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합니다. 약 1조엔(약 9조5900억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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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본에 두번째 반도체 공장 건설 검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일본에 두번째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12일(현지시간)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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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중국

 

중국은 반도체 생산량 기준으로 일본과 합계 전 세계 공동 3위지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6.1%로 많이 낮은 수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아직 소부장에 대해 해외 의존도가 높으며, 생산하는 반도체의 종류 역시 고부가제품이 아니어서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도 덧붙인다. 그러나 국가 주도로 막대한 자금을 통한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016년 이전에는 미국의 자유 무역 주의 정책으로 전 세계 IT 가치 사실이 서로 연동되어 있었다고 한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IT 산업을 이끌고, 일본이 소부장을 만들고, 한국이 이를 활용해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면, 중국에서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주요 부품을 전달받아 조립만 하는 하청 공장의 역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장으로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고 한다.

 

2007년 LCD TV 국산화율 80%를 목표로 시작한 중국 정부의 보호 무역 주의와 보조금 및 세제 지원 혜택으로 중국 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였고, 결국 2017년 중국은 전 세계 LCD 생산 능력 34.1%를 차지하며 한국의 30%를 뛰어넘었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역시 중국은 저가형 모델만 만들다가 화웨이와 샤오미의 성장으로 내수를 넘어 수출까지 하게 되면서 큰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제조업 육성, 기술 혁신, 녹색 성장을 통해 중국의 경제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발표하면서 특히 반도체를 수입해 사용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규모로 투자할 것을 선언했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가 눈엣가이에서 이전 미국 정부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을 시작으로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함께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어 생산 장비, 재료, 소프트웨어의 공급 루트를 사실상 차단시켰다. 이로 인해 중국은 반도체 공장 건설에 큰 차질과 함께 반도체 기업 역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 주도로 급격하게 지원이 이뤄진 탓에 질적인 성장보다는 양적인 성장에 집중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속출했다고도 한다. 재무 상태 불안정에도 정부만 믿고 과잉 투자를 진행해 오던 칭화 유니 그룹이 디폴트를 선언함과 함께 기술력이 부족한 우한 훙신 반도체 제조(HSMC)와 같은 기업들이 거액의 지원금을 받아 간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를 대만을 이용하려 해결하려 했지만, 대만마저 'CHIPS for America'에 동참하면서 완벽하게 고립되었다고 한다. 결국 '중국 제조 2025' 이후 살아남은 기업은 SMIC, YMTC 및 일부 OSAT 업체로 소수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큰 수혜를 보게 되면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이자 전 세계 5위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신규 반도체 제조 공장 신설을 발표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또한 전 세계 3위의 OSAT 기업인 JCET 역시 여러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과 미국의 줄다리기에 우리나라와 대만도 양국의 눈치를 보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 상황에서 중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한 번 실패에 가까운 사례를 본 만큼, 더 효과적인 지원책을 통해 세계 경쟁력을 끌어올 것임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대만 등 해외 인재 유치에도 적극적이기에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어떤 양상을 이끌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6) EU 및 이스라엘

 

[EU]

저자는 EU에 대해서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8.5%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점유율에 비해 생산 능력은 떨어진다고 평한다. 이러한 문제는 2021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도 설명을 덧붙인다. EU는 자동차 산업이 큰 규모를 차지하기에 차량용 반도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대만에 반도체 생산을 늘려 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파운드리 기업들은 원하는 만큼 생산을 늘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는 IT 용 반도체인 AP, CPU, GPU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은 데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파운드리 등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가 높은 IT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 공정을 확충한 상태에서 미세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를 위해 공정을 다시 되돌리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EU는 생산 분야의 경쟁력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고 이에 미국에 생산 공장을 증설 또는 신설하겠다는 파운드리 기업들이 EU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뚜렷한 수요처와 함께 세제 혜택이 있는 EU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저자가 설명하길 반도체 공장을 신설해 첫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고 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당장에 해소할 순 없지만 이 사태를 계기로 EU가 생산 시설 유치와 운영에 필요한 인력 육성에 더 큰 힘을 쏟을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스라엘]

저자는 이스라엘도 눈여겨볼 만한 국가라고 말한다. 현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인텔의 엔지니어였던 도브 프로만(Dove Frohman)이 이스라엘로 오면서 이스라엘의 반도체 산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인텔은 그를 통해 이스라엘에 반도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였고, 이를 계기로 퀄컴, 모토로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였고, 셀레노(Celeno), 발렌스(Valens)와 같은 경쟁력 높은 설계 업체들이 이스라엘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인텔이 특히나 이스라엘에 적극적인데, 자율 주행과 반도체 연구 개발에 투자를 진행함과 동시에 12조 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인텔의 연구 센터와 제조 시설이 모두 이스라엘에 갖춰지는 셈이다.

 

 

 

인텔, 100억달러 들여 이스라엘에 반도체공장

인텔, 100억달러 들여 이스라엘에 반도체공장 IT 인재·스타트업 많아 집중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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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많은 기업들이 이스라엘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성장세가 중국과 비슷해 보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반도체 성장에는 미국의 후원이 있다는 것이 중국과 다른 점이며, 이런 점 때문에 중국과 달리 반도체 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4.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의 진실

 

지난 2021년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큰 이슈였는데, 이러한 문제는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제조 난도가 낮은 편에 속하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이슈에 대해 저자가 말하는 진실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요인은 완성차 업체의 빗나간 수요 예측이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2020년 자동차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측하고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을 미리 줄인 것이 큰 화근이었다. 우리가 알다시피 이러한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으며 이러한 점 때문에 반도체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요인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이다. 반도체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 특정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이를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021년 초 발생한 르네사스(Renesas)의 공장 화재, 미국 텍사스 주 한파 등으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서 품귀 현상이 더욱 가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 번째 요인은 차량용 반도체의 낮은 수익성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IT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와 IT 기기용 반도체가 동시에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IT 기기용 반도체는 수익성이 좋은 반면에 차량용 반도체는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능력의 대부분을 IT 기기용 반도체에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굳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릴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미국 및 일본, EU의 각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파운드리 기업을 보유한 대만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자국 내 파운드리 기업의 제조 시설 유치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 기업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향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상 여기까지다. 저자의 끝맺음처럼 이 책은 반도체 산업에 호기심에 불을 지펴서 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 향상과 함께 더 심화된 공부를 도울 수 있는 기본 교양서가 되기에 충분할 것으로 사료된다. 저자는 전공 분야인 반도체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반도체에 대한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고자 노력했다고 했는데, 책을 접해본 분들이라면 저자의 노력을 많은 부분 느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추천하는 본 책이 반도체 이해 및 투자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길 기원한다. 모두들 성투하시길!!

 

(투자 전문가가 아니며 특정 주식의 매도 매수 추천도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