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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인 26일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는 조별 예선 2번째 경기를 온두라스와 가졌다. 첫 경기 강호인 프랑스를 상대로 2:1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내면서 수월하게 승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으나,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던 경기였다. 방심하다가 자칫 패배할 뻔한 아찔한 경기였기도 하다. 이로써 최종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자력으로, 만약 패할 시에는 또다시 우리나라가 축구 대회만 나가면 가장 좋아하는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0:2에서 2:2로 만든 무승부 - 골 넣은 자는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만 했던 이상한 변수들이 많이 발생

 

이번 경기에서는 우리나라와 더불어 온두라스까지 귀중한 골을 넣은 선수들이 각각 골을 넣은 직후 변수들로 인해 퇴장 또는 부상 교체 아웃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치열했던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간략하게 모아봤다.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김용학 선수가 온두라스 수비수를 상대로 돌파하는 장면 (출처: 대한축구협회)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김용학 선수가 온두라스 수비수를 상대로 돌파하는 장면 (출처: 대한축구협회)

 

 

  • 전반 20분 온두라스의 선제골: 한국 최석현 선수의 페널티박스 내 파울로 인한 온두라스 다비드 오초아 선수의 선제골
  • 전반 27분 온두라스 선수의 퇴장: 선제골 주인공 다비드 오초아가 배서준 선수를 머리를 가격하며 곧바로 퇴장
  • 후반 6분 온두라스의 추가골: 온두라스 이삭 카스티요 선수의 슛이 골키퍼 김준홍 선수의 몸에 맞고 추가골
  • 후반 8분 한국의 교체카드: 배준호, 박창우 선수 Out & 조영광, 박승호 선수 In
  • 후반 13분 한국의 만회골: 김용학 선수의 왼발 땅볼 슛이 골로 적중(어시스트: 이영준)
  • 후반 17분 한국의 동점골: 코너킥 상황에서 이승원의 패스를 받은 박승호의 헤딩슛이 동점골로 연결
  • 변수 발생: 동점골의 주인공 박승호가 갑작스레 부상으로 이승준 선수와 교체
  • 후반 막판 한국 선수의 퇴장: 최석현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는 박승호 선수 (출처: AP 뉴시스)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는 박승호 선수 (출처: AP 뉴시스)

 

 

▶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 vs 온두라스 경기 하이라이트 보러 가기(14:37)

 

 

2019년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첫 경기에서 패배하고도 16강 진출 및 결승까지 올랐던 2019년 U-20 우리나라 대표팀: 중심에는 이강인 선수가 있었다!

 

직전 대회인 2019년 U-20 월드컵은 우리가 아는 그 선수, '막내형'으로도 유명했던 이강인 선수가 탄생한 대회이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첫 경기를 포르투갈에 1:0으로 지면서 16강행에 상당히 어려운 모습을 직면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강호인 포르투갈과 함께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같은 F조에 속해 있었기에(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F조다!) 첫 경기부터 패하면서 암울한 상황을 연출하였으나 그 뒤 경기에서 남아공을 1:0,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기면서 아르헨티나에 득실차에 뒤진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이 숱한 명승부를 이끌어내며 FIFA가 주관한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갔었고, 아쉽게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3:1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 대회 4강 에콰도르 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속인 이강인 선수의 센스있는 표정. 당시 이강인의 센스있는 표정에서 나온 어시스트를 최준 선수가 골로 연결하면서 결승전에 진출한 바 있다. (출처: KBS Sports)
지난 대회 4강 에콰도르 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속인 이강인 선수의 센스있는 표정. 당시 이강인의 센스있는 표정에서 나온 어시스트를 최준 선수가 골로 연결하면서 결승전에 진출한 바 있다. (출처: KBS Sports)

 

 

 아쉽게도 이번에는 이강인 선수 같은 팀의 중심을 이끌 선수가 없어 보인다?

 

축구는 11명이 운동장에서 함께 뛰며 만들어가는 경기이기에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하나의 팀으로써 움직일 때 그 강인함이 더 크게 빛을 발휘하는 팀 스포츠다. 따라서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모두가 함께 맞춰가는 팀워크가 더 중시되고 있지만, 이강인 선수 같이 그 팀을 하나로 묶어줄 리더가 있다면 그 팀은 더더욱 강력한 팀으로 탄생한다. 그런 의미로 이번 대회에서는 이 이강인 선수의 역할을 담당할 선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이 두드러진 경기가 이번 조별리그 2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여실히 보여준 게 아닌 가 한다. 수적 우위에도 0:2로 끌려가다가 간신히 2:2로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다. 이강인 선수와 같은 리더 역할을 담당할 선수가 있었다면 보다 쉬운 경기 운영으로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경우의 수' 따지지 말고 제대로 해서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를!

 

결국 또다시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팀 또는 우리나라 미디어의 단골손님이자 세계 대회에서는 어쩌면 공식과도 같은 단어다.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순위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순위 (출처: 동아일보)

 

위 조별리그 순위와 같이 우리나라는 감비아에 이어 조 2위에 랭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조별리그 최종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29일 오전 6시 감비아와의 경기다. 이기면 뒷말할 필요 없이 조 1위로 16강에 직결하는 것이고 무승부를 기록해도 조 2위로 자력으로 16강 진출 확정이다.

 

문제는 만약에 패했을 경우다. 여기서 '경우의 수'가 발동된다. 우리나라가 패하고 온두라스가 프랑스에 승리하게 된다면 두 팀이 승점 4점으로 동률이 되면서 득실차를 따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온두라스에 2골 앞서고 있다.(한국 +1, 온두라스 -1) 만약 골득실차도 같아진다면 대회 규정에 따라 득점이 많은 팀이 상위 순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럴 경우 온두라스가 만약 프랑스에 크게 이기거나 2골 차로 이기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조 3위가 된다.

 

조 3위가 되어도 16강은 가능하다. U-20 월드컵은 각 조 3위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진출하게 되어 있다. 최근인 2019년 대회까지 승점 4점을 확보하고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던 사례는 직전 대회 우리나라에 승리를 거두었던 포르투갈이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대회에서 승점을 3점만 확보하고도 조 3위로 16강에 진출한 바도 있다.

 

경기를 마치고 대표팀 감독인 김은중 감독은 "온두라스전 다득점을 못해 아쉽다"는 소감을 말했다. 그만큼 아쉬운 경기라고도 할 수 있었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직전 대회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휴 마지막 날 아침에 열리는 경기라 많은 사람들이 응원할 수 있기에 시원한 승리로 연휴 마지막 날을 화려하게 장식함과 함께 2019년을 재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