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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 저녁 미국 연방정부의 31조 4천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한도를 유예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한 달 여동안 Joe Biden(조 바이든) 대통령과 연방 하원 의장인 Kevin McCarthy(케빈 매카시)가 이 문제와 관련해 지루한 공방전을 계속하다가 90분간 통화를 통해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오늘은 미국 부재 한도 협상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과 함께 앞으로의 진행 결과, 부채 한도 협상이 체결 완료 되었을 시 미국 증시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과거 사례까지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다.

 

 

 

Biden, McCarthy reach tentative US debt ceiling deal

The deal would avert a default, so long as they succeed in passing it through Congress before the Treasury Department runs short of money to cover its obligations, which it warned will occur if the debt ceiling is not raised by June 5.

www.reuters.com

 

 

1. 부채 한도 잠정 합의 안 요약

미국 내 예산 관련 사항은 미국 하원의 소관이다. 미국 하원은 몇 달간의 공방전 끝에 지난 4월 26일, 미국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법안을 상정했고, 이에 대해 미국 내 서열 3위이자 연방 하원 의장인 케빈 매카시와 조 바이든 대통령 간의 협상이 그간 진행되어 왔었다. 지난 토요일 주요 외신에서 나온 소식을 바탕으로 협의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미국 양당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지난 참조 포스팅

 

미국 중간선거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나는 장기투자를 하기로 결심하여 무수히 쏟아지는 역대급 및 그에 따른 거시경제 흐름에서의 변동성은 일시적이라고 스스로 세뇌하며 엉덩이 힘 꽉 주고 버텨내고 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alwayswithyou.tistory.com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31조 4천억 달러 (출처: US Treasury)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31조 4천억 달러 (출처: US Treasury)

 

 

  • 부채 한도 2년 상향(비국방 분야 재량 지출은 2024년에는 2023년 수준으로 동결, 2025년에는 1% 증액)
  • 지출 500억 달러 절감(미국 GDP의 0.2%)
  • 새로운 IRS(미국 국세청) 자금 100억 달러 회수
  • 2025년 이후 예상 상한선 없음
  • 새로운 세금이나 정부 프로그램 없음
  • 국방 및 VA(Veterans Affairs, 미국 보훈부. 재향군인들에 대한 복지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미국 정부의 행정기관) 지출 증가
  • 미국 국내 프로그램 지출 1년 간 동결

 

정부 지출 축소 프로그램에는 코로나19 펀드 예산 환수와 함께 푸드스탬프(급식 지원 프로그램) 자격에서 근로 여건 강화 등 민주당 진보 진영이 거부하던 사회복지 축소 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협의 안에 대한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의 말은 다음과 같다.

 

 

"역사적인 지출 감소, 사람들을 빈곤에서 노동력으로 끌어올릴 결과적인 개혁, 정부의 지나친 통제를 억제합니다. 새로운 세금이나 새로운 정부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2. 앞으로의 절차

1) 헤스터트 룰(Hastert Rule)

가까스로 합의되었다고 해도 이러한 합의 사항이 당장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양당제로서, 미국에서 관련 법안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하원과 상원 양당의 투표를 통해 이 관련 사항이 합의가 되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사인까지 필요하다.

 

미국에는 1990년대 당시 미국 공화당 의원이었고 하원의장이기도 했던 데니스 헤스터트가 만든 헤스터트 룰(Hastert Rule)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다수당을 위한 다수결"의 룰로써 공화당 의원의 다수가 지지하지 않으면 국회표결에 부치지 않는 룰이라고 보면 된다. 공화당에서 만든 룰이지만 민주당에서도 다수당이 되었을 시 똑같이 이 룰을 적용해 왔다고 알려진다.

 

 

2) 미국 하원, 상원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공화당 내에서 반발이 심한 이번 잠정적 합의안

우선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부채 합의 사항에 대해 반발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파이자 보수 강경파 의원 모임인 '하우스 프리덤 포커스' 소속의 Bob Good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지지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래는 그가 올린 트위터 내용이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인 Bob Good의 트위터 내용
공화당 강경파 의원인 Bob Good의 트위터 내용

 

 

"나는 "거래"가 부채 한도를 4조 달러 늘리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다른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보수주의자라고 주장하는 그 누구도 찬성표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또 한 명의 공화당 의원인 Rand Paul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Rand Paul 의원의 트위터 내용
Rand Paul 의원의 트위터 내용

 

 

"가짜 보수주의자들은 가짜 지출 삭감에 동의합니다. 이 거래는 의무 지출을 ~5%, 군비 지출을 ~3% 늘리고 현재 비군사적 재량 지출을 코로나19 이후 수준으로 유지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실제적으로 예산을 삭감할 건은 없습니다. 보수가 또 매진되었습니다(보수파들이 관련 법안을 상정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는 돈을 버는 등 다른 행위에 눈이 멀었다는 의미)!"

 

 

Rand Paul 의원은 미국 상원의원이다. 즉, 공화당 내에서 하원, 상원 할 것 없이 미국 대통령과 하원 의장의 잠정적 합의 안에 대해서 일제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얘기한 헤스터트 룰을 적용하는 데 있어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하원에서 통과된 공화당 법안에 대해 뉴욕 민주당 의원이자 연방 상원의장인 Chuck Schumer는 공화당의 의원의 입맛에 맞는 부채 상환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상원에서는 표결에 부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월 하원의장 선출 시 15번의 표를 부친 끝에 가까스로 케빈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되었는데, 선출 당시 조건이 부채한도를 더 이상 올리지 말 것이라는 제한 조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기존의 5명이 의장 파면을 제기하던 것을 한 명으로도 족한 것으로 관련 사항을 변경하기도 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은 수정헌법 14조를 이용할 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수정법안은 "모든 미국시민들의 신분/자격/권리/박탈 조건을 다루는 헌법조항"으로 이것을 이용해서 '채무불이행'은 미국시민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므로 헌법에 위배된 다는 이유를 들어서 부채상한선을 올리겠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해서 과연 미국의 부채 상한을 올릴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를 제한하는 부채한도 문제는 미국의 부채가 위 그림과 같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최근까지 미국의 모든 행정부가 진통을 겪어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그간 항상 똑같이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 상환 인상, 공화당은 정부 지출 축소를 주장해 왔다. 올해 계속해서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상당히 요동쳤던 올해이기도 하다. 과연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이제는 정말 며칠이 남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재무부의 재무장관인 Janet Yellen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 국가 채무불이행, 이른바 디폴트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녀가 말한 디폴트 상황은 당장 6월 1일에 닥칠 수 있으며, 이후 기한을 나흘 연장해 6월 5일 국가 부도 상황이 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5월 25일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액은 388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최저치이다. 부채가 31조 4천억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턱 없이 부족한 현금 보유액이다.

 

 

미 재무부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은 388억 달러에 불과함 (출처: fiscaldata.treasury.gov)
미 재무부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은 388억 달러에 불과함 (출처: fiscaldata.treasury.gov)

 

 

3. 과거 사례: 부채 한도 협상이 체결되었을 시 미 증시는 어떻게 움직였나?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임기기간 동안 절대로 국가의 위기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물며 국가의 부도 위기 사태 앞이라면 더더욱 여기저기 발로 뛰며 사태를 무마시키기 위해 가진 노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고의 나라가 과연 디폴트에 직면하게 될까?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소식에 상당히 민감하고 주의를 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비슷한 상황이 과거 2011년에도 존재하였고, 그때 부채 한도 협상이 체결되었을 당시 미 증시는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해서도 과거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지금과 같은 부채 한도 협상이 임박했던 사례가 과거 2011년 오바마 정권 시절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한도에 거의 다다라서야 합의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간단한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다.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2011년 예산안 전쟁의 교훈 - CME Group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교착 상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보이는 와중에, 2011년 위기는 주식·채권 투자자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www.cmegroup.com

 

 

  • 7월 29일~31일: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디폴트 시한을 이틀 남기고 극적 합의
  • 8월 2일: 합의 법안 상하원 통과. 그러나 뉴욕 증시의 대표주자인 S&P500 지수는 2.56% 하락
  • 8월 4일: 디폴트 위기를 넘겼음에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에 S&P500 지수는 4.78% 추가 하락
  • 8월 5일: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를 이유로 신용평가기관이기도 한 S&P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현재도 신용평가사에서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중. 아래 링크 참조)

 

 

 

 

Fitch puts U.S. credit rating on negative watch as debt ceiling deadline looms

Ratings agency Fitch on Wednesday put the United States' credit on watch for a possible downgrade, raising the stakes as negotiations over the country's debt ceiling go down to the wire.

www.ctvnews.ca

 

 

  • 8월 8일: 신용등급 강등 직후 S&P500 지수는 추가로 6.66% 하락. 이에 대해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마저도 신용 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
  • 8월 9일: 연준이 성명을 통해 추후 2년간 초저금리 유지를 천명하면서 지수는 4.74% 급등
  • 8월 10일: 각종 언론에서 미국 경제 위기설이 번지면서 다시 S&P500 지수가 4.42% 하락

 

 

▶ 관련한 상세한 유튜브 영상은 아래 링크를 참조

부채한도? 쫄지말고 매수타이밍 기다리시면 됩니다 (QQQ QLD 장기투자자 / SPY VOO SSO 장기투자자)

 

 

즉 이러한 시기를 통해 디폴트 위기 사태를 넘겼음에도 증시는 20% 급락하면서 마치 안 좋은 상황처럼 내비쳐지기도 했던 과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후는? 디폴트 사태 이후 3달 동안 하락을 지속했던 증시는 바닥을 찍고 다시 우상향을 하기 시작했다는 과거 전례가 있다. 최근에도 잠정적 합의가 이뤄질 것임을 전망하면서 지난주 후반부터 증시가 상승 가도를 타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과거 사례를 종합해 본다면 다시 증시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증시에는 절대적인 부분은 없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미 재무부가 제시한 한도 날짜가 정말 며칠 안 남았다. 과연 이번 주 안으로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이 상정될지, 그에 따라 증시가 지난 2011년과 같은 움직임을 보일지, 이번 주는 정말 아주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 여기까지다. 모두들 성투하시길!!

 

(투자 전문가가 아니며 특정 주식의 매도 매수 추천도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