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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에 돌입할 전망이 큰 산업이 있다고 합니다. 이 산업은 사이클 주기가 상당히 긴 산업인데, 이번에는 기존 사이클 기간보다는 다소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 산업에 대한 간략한 전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해당 산업은 주인공은 바로 조선업입니다.

 

조선소
조선소

 

 

조선업이란 해운, 해양자원개발, 군수물자 조당 등을 위해 대형 선박을 조선소 등에서 제조 및 가공, 조립하는 일을 뜻 합니다. 정유,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과 더불어 한국의 수출품 목록에서 최상단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주력 산업 중 하나인데 최근에 다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조선업에는 2가지 중요한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집니다. 산업 특징을 알게 되시면 사이클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질 것입니다.

 

1)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

조선은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실적보다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산업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무역이 늘어나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받지만, 반대로 경기가 하향세에 도달하게 되면 수요가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2) 실적의 시차가 매우 큰 산업

선박은 바로바로 만들어지는 상품이 아닌 만큼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게 됩니다. 최종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선박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2~3년의 시간이 걸리게 되고, 그때 선박 제조에 따른 가치를 대부분 미리 받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호황기에 주문이 밀려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당장 실적이 좋아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대신 2~3년이 지나야 실적이 개선됩니다. 따라서 주가도 단기간에 변동을 보이기보다는 길게 내다봐야 하는 것입니다.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는 조선업계. 슈퍼사이클에 미리 도달?

슈퍼사이클이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호황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은 보통 30년 주기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직전 슈퍼사이클은 지난 2008년으로 그 당시 국내에서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의 전성시대였는데, 이들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대형 선박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이들과 같이 초호황을 누린 시기였습니다.

 

1) 호황이 실적에 반영되는 중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2021년부터 조선업에도 비대면이 시작되어 비대면을 통한 무역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선박 주문 역시 밀려드는 호황이 찾아왔습니다. 온 세계가 마비되었던 시기 물동량이 없다가 시기가 누그러든 사이에 무역량이 폭발하게 된 것입니다. 조선업의 특징은 당시 당장에 실적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2021년 호황이 실적에 빛을 발하게 되는 건 2~3년 뒤인 바로 올해부터 조짐이 나타나게 됩니다. 아래 링크는 'Pulse News Korea'에서 발췌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조선소 발주량 증가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Korean shipyards command 37% of global orders in 2021, best in 8 years - Pulse by Maeil Business News Korea

South Korean shipyards had their best year in eight years in 2021 by commanding 37 percent of worldwide vessel orders by volume or 43 percent by value thanks to increased orders for large container carriers and LNG carrie

m.pulsenews.co.kr

 

 

2) 신규 주문도 늘어나는 중

 

2023년인 올해까지도 계속된 호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오래된 선박을 신규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
  • 국제기구의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을 찾는 흐름이 증가

 

☞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와 물류업계의 대응방안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이미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고 합니다. 여기서 공급과 수요의 현상이 발생하여 선박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배를 찾는 수요는 많은데 조선 기업들이 전혀 아쉬운 상황이 아니기에, 손님이 아닌 주인이 가격을 결정하는 다른 업계와는 다른 양상인 것입니다.

 

선박가격은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 사가 매달 집계하는 'Newbuilding price index'를 통해 변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신조선가 지수'라고 불립니다. 아래 링크 내과 같이 선박 가격이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200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입니다.

 

 

ASIASIS-Daily Shipbuilding & Offshore

 

en.asiasis.com

 

선박 주문량은 전 세계 1위는 중국이고, 2위가 한국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 산업인 조선업은 선박 수주 양에서는 중국에 크게 밀려났습니다. 2022년 상반기에는 발주량 45.5%를 차지하며 중국을 제치고 4년 만에 세계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6만 CGT(Compensated Gross Tonnage,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 가운데 51만 CGT를 수주하며 2위에 올랐으며, 1위는 141만 CGT를 수주한 중국입니다. 점유율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2023년 5월 선박 발주 점유율. 총 수주 선박량 79척]

  • 1위 중국: 68% (52척 수주)
  • 2위 한국: 25% (17척 수주)

 

[2023년 1~5월 누계 수주 점유율. 총 수주 선박량 502척]

  • 1위 중국: 52% (299척 수주)
  • 2위 한국: 35% (104척 수주)

 

 

 

그러나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는 세계 1위입니다.

지난 한 해 전 세계 발주량의 37%를 수주하면서 2018년 이후 최대 수주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은 고부가·친환경 선박 분야 발주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해당 분야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약진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작년 12월 말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세계 조선사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대표기업들이 모두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량 전에서는 중국에 어쩔 수 없지만 기술력이나 세계적 위상은 우리나라가 그대로 전 세계 TOP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똑같이 배 한 척을 팔아도 훨씬 더 많은 마진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업은 해당 분야 점유율이나 물량 공세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마진이 높아야 확실히 세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을 조선업에서도 알 수 있는 사항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전 세계 1위 기업 애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조선사 순위 1∼4위 '싹슬이'...고부가선박 M/S 1위 달성

세계 조선사 순위에서 국내 업체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고부가, 친환경 선박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사 맏형격인 HD현대(옛 한국조선해양) 계열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 현대삼

www.smarttoday.co.kr

 

 

▶ 애플이 전 세계 1위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마진!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에 속지 말자. 애플로 알아본 단순 통계의 함정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의 사전적 의미는 데이터의 세부 그룹별로 일정한 추세나 경향성이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 추세가 사라지거나 반대 방향의 경향성을 나타내는 현상을 의미

alwayswithyou.tistory.com

 

 

특히 LNG 운반선은 러-우 전쟁으로 인해 LNG 수요가 폭등하면서 1,452만 CGT가 발주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비 131% 증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형 LNG 운반선에서 전 세계 발주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CGT의 70%에 해당하는 1,012만 CGT를 한국이 수주하면서 기술 강국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IMO 환경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이 전 세계 발주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임에 따라 친환경 선박의 수주량도 우리나라가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전 세계 발주량 2,606만 CGT 중 50%에 해당하는 1,312만 CGT를 수주하며 이 또한 전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슈퍼사이클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 기업 대표 3인방

세계 조선사 순위 최상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사는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삼성중공업

세계 조선사 1위 기업인 삼성중공업은 국내에서는 매출 2위에 해당됩니다. 이유는 아래를 조금 더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사실 삼성중공업은 이전까지 깊은 불황에 시달려왔으며, 8년 간 적자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유상증자로 수차례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영업이익 전망치로 2천억 원을 제시하면서 흑자전환의 포부를 밝히면서 향후 전망을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조선소는 올해 수주잔량이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일감이 두둑하게 쌓여있기에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2~3년 간은 큰 걱정은 없다는 것입니다.

 

2. 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은 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입니다. 따라서 현대그룹 내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3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삼성중공업이 국내에서는 매출 2위에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9년부터 2022년까지 선박용 엔진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통적인 기업 중 하나입니다. 위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 세계 조선사 순위에서 삼성중공업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5월 말 기준,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치의 65%가 넘는 주문을 이미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 목표치를 넘어 향후 전망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3. 한화오션

지난 5월 23일 기준으로 한화그룹이 세계 조선사 순위 3위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을 최종적으로 인수가 확정되었기에 사명이 '한화오션'으로 바뀌었습니다. 한화는 방산 계열사들이 많은 만큼 이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방산용 선박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 정부가 발주하는 '한국형 구축함 사업'에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현대중공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선 불황기에 워낙 대우조선해양 회사 자체적으로 안 좋았던 시기가 있었기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치게 되면서 주요 인력이 외부로 많이 빠져나간 것이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이끌 것이라고 표방한 만큼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마치며

 

조선업이라고 하면 이제는 사양산업이라고들 생각하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주요 산업 중 하나이고 관련 산업에서 많은 근로자들이 종사하고 있기에 투자자나 관련자라면 관심 있게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대표 산업인 만큼 이들이 호황을 이끌어낸다면 국가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지기에 우리 모두에게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산업들을 살펴보면서 시야를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투자 전문가가 아니며 특정 주식의 매도 매수 추천도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