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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타 입문과 실패기

 

주식을 한다라고 하면 대다수의 한국사람들은 트레이딩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나도 트레이딩부터 먼저 떠올랐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금융문맹에 가깝게 금융교육은 공교육 및 사교육에서도 찾기 힘든 분야이며 대학을 가서 경제학 또는 기타 관련 전공을 선택해야 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렇다 보니 주식은 전문분야로 인식되며 일반인이 함부로 하기엔 벽이 높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여기에 주식투자에 대한 인프라도 한몫했을 것이라 본다. 요즘은 각 증권사별로 컴퓨터용 증권거래 프로그램(HTS, Home Trading System) 또는 스마트폰으로 거래를 하는 모바일 트레이딩 프로그램(MTS, Mobile Trading System)을 배포하여 집에서 또는 밖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 심지어 해외주식의 경우 해외 주식 시장이 열리기 전 후로도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도 상당하다. 그에 반해 컴퓨터와 지금의 스마트폰이 없던 시기에는 증권사에 직접 내방 및 거래시간에 맞춰 전화로 주문하여 거래를 해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에라도 주식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선 나는 우리나라 스탠더드식(?)으로 데이트레이딩에 가까운 소위 단타로 먼저 주식에 입문하였다. 접근성이 좋은 한국 주식시장에 첫발을 당당히 디뎠다. 그러나, 누구나 예상하듯 결과는 굳이 서술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처참한 어쩌면 당연한 실패에 대해 내가 나름의 정의 내린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물리적인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부족하다. 는 직장인이다. 주주의 이익 실현을 위해 내 시간의 1/3을 무조건 써야만 그에 합당한 월급이라는 보상이 나오는 일꾼이다. 우리네 직장인들의 일상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직장에 가게 되면 본연의 업무를 해야 하며 잠깐 짬을 내어 담배를 필 때(나는 하지 않지만), 커피를 마실 때, 심지어는 화장실에 갈 때 주식창을 열어보고 확인하는 게 전부다. 물론 직장에서 서열이 높거나 하는 분들은 책상 위에 대놓고 스마트폰 어플로 주식창을 보시는 분도 간혹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한들 데이 트레이딩(혹은 단타)은 그 찰나의 싸움과 정보의 싸움이다. 집에서 모니터 2,3개씩 쌓아두고 하루종일 차트와 정보창을 바라보는 전업투자자도 이기기 힘든 단타 시장에서 아슬아슬하게 짬 내서 투자를 한다? 이건 물리적으로도 말도 안 되는 상황 임에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림 1. 이정돈 되야 단타 세계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림 1. 이정돈 되야 단타 세계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둘째, 정보의 택도 없는 부족이다. 아까도 서술했지만 직장인은 직장에 가면 본업이라는 어쩔 수 없는 테두리에 갇히고 만다. 이 말은 본인이 몸 담은 세계가 아니고서야 다른 산업이나 업계의 동향은 파악하기 힘들다. 단타를 하려면 얇고 넓게 두루두루 알아야 유리한 상황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정보의 단편성으론 절대적으로 단타 시장에서 승리는 과한 입장이지 않나 한다.

 

셋째, 주변에 단타로 승리를 거둔 사람이 상당히 드물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이지 않나 생각된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선 스스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멘토, 즉 스승이 있으면 더더욱 시너지를 낼 수가 있다. 그러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단타로 성공 또는 큰돈을 번 사람이 손에 손꼽힌다. 요즘은 유튜브에서도 그런 분들을 초대하고 얘기도 듣고 실제로 필자는 그것을 따라 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그분의 엄청난 내공과 함께 그 트레이딩을 위한 감이 타고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흉내는 낼 수 있어도 그렇게 계속했다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위 세가지를 종합해 보면, 직장에 다닐 수밖에 없는 나로선 단타는 절대적으로 승리를 위해선 하지 말아야 할 행위인 것이다.

 

2. 방황하던 시기 주식 대가들을 책으로 만나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만이 답이다!

 

그렇다면 주식을 어떤 방법으로 해야 올바르게 할 수 있을까? 하며 해외로 눈을 돌려 주식의 명사들을 찾아보았다. 누구나 다 아는 워런 버핏부터 피터 린치, 벤자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앙드레 코스 탈라니 등등 엄청 많다. 필자는 이 분들의 시중에 출판된 책을 보기로 하였고 명사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을 어느 정도 도출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단기적인 손실은 피할 수 없으며 투자의 성공여부는 결국 긴 타임라인을 가지고 훌륭하고 위대한 회사를 찾아내어 장기적인 성과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시장분석, 거시경제분석, 증권분석 등등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고 있는데 이는 이러한 명사들이 미국의 대공황부터 수차례의 경제위기를 버티고 견디어 지금에 이르렀다는 분들이었다. 실제로 피터린치의 그 유명한 마젤란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평균 수익률이 29.2%에 이르렀다. 이는 시장의 평균 수익률의 2배였다. 여기서 평균 수익률 29.2%가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고작 30% 정도? 얼마 안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3. 복리의 마법을 찾아내다!!

 

그러나, 주식은 은행의 금리처럼 단리가 아닌 복리 수익이 가능한 투자수단 중 하나이다. 꾸준히 은행에 적금하듯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방법과 배당을 주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여 그 배당금을 받아서 재투자하는 방법 등이다. 그러나, 복리의 효과를 보려면 무엇보다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위 피터 린치의 연평균 수익률을 단리와 복리로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그림 2. 1000달러 단리 계산 결과
그림 2. 1000달러 단리 계산 결과
그림 3. 1000달러 복리 계산 결과
그림 3. 1000달러 복리 계산 결과

 

1,000달러를 29.2% 연 수익률을 기반으로 단리로 계산했을 시 14년 뒤 총액은 약 5배 상승인 5,088달러이나, 복리로 계산한 결과는 무려 36배 상승한 36,114달러이다. 그 당시 1000달러만 마젤란펀드에 넣었을 경우 14년 뒤에 저 정도의 총수익을 갖게 된다. 직장인인 나로서는 적립식으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만약 저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단순 계산이고 이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재미 삼아 유추해 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그림 4. 매월 1000달러씩 적립식 복리 계산 결과
그림 4. 매월 1000달러씩 적립식 복리 계산 결과

 

1000달러를 매달 적립식으로 14년간 거치했을 경우 결과다. 어마무시하다! 무려 최종금액이 1,671,281 달러다!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14년간의 물가상승률도 감안해야겠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금액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4. 복리를 다 내 것으로 만들려면 긴 시간 동안의 꾸준한 투자가 필수!!!

 

그러나 그러한 위대한 펀드가 있었음에도 저 수익률을 다 가져간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1977년부터 1990년 사이에는 그 유명한 19871019일 블랙먼데이가 겹쳐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림 5. Dow Jones(1987.06.19 ~ 1988.01.19)
그림 5. Dow Jones(1987.06.19 ~ 1988.01.19)

 

이 당시 미국 3대 지수 중 하나인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무려 22.61%가 하락했다. 그러나, 이런 무시무시한 상황을 겪었음에도 연 평균 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이는 긴 타임라인으로 보면 단기적인 이벤트에 불가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림 6. Dow 지수(1982 ~ 2022)
그림 6. Dow 지수(1982 ~ 2022)

 

그림 7. S&P500 지수(1982 ~ 2022)
그림 7. S&P500 지수(1982 ~ 2022)

 

그림 8. Nasdaq 지수(1982 ~ 2022)
그림 8. Nasdaq 지수(1982 ~ 2022)

 

그림 6은 다우지수를 긴 타임라인으로 뽑은 차트이다. 1987년 하루에 22%가 넘게 하락했던 엄청난 사건이 있었지만, 위 그림에서 보면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 2000년대 닷컴버블 및 2008년 리만사태때도 엄청난 큰 하락장이었으나, 3대 지수 모두 긴 타임라인으로 보면 순간적인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당시 엄청난 경제위기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나 최근 코로나 사태와 현시점에서의 고물가, 전쟁 및 거시경제에 따른 하락장이 차트로 보면 하락폭이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투자하는 많은 사람들이 올해 힘들고 어렵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본다. 주식에 100%는 없다지만 어느정도어느 정도 참고자료로서 놓고 본다면 큰 하락 뒤엔 반드시 그에 준하는 또는 그를 넘어서는 상승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차트를 통해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난 장기투자자가 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