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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대비 엔화 가격이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게 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 재팬에서 바이 재팬으로의 엔테크를 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엔저 현상의 국내 장단점과 함께 주의하셔야 할 점에 대해서도 말해볼까 합니다.

 

 

엔저현상이라는데?! 과연 환율은 얼마나 되나?

지난주 일요일까지만 해도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9.00이었습니다. 즉, 일본 엔화로 100엔이 우리나라 원화로는 900원이었습니다. 금일 기준으로 확인해 본 결과 지난 일요일보다는 소폭 상승한 환율 9.04를 기록 중에 있습니다. 이는 아래 그림과 같이 지난 2015년 5월 29일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진 이후 최저입니다. 8년 만에 엔저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2023년-6월-20일-기준-엔화-원화-환율
엔화-원화-환율

 

 

엔저현상은 저금리 때문

환율에서 명확히 원인을 찾을 순 없겠지만, 가장 엔저현상이 발생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은 일본 중앙은행의 저금리 유지가 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0.1%이고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도 0% 수준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일본 중앙은행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면서 제로금리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4월 에이어 최근 6월 16일에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일본의 이러한 결정은 전 세계 다른 나라와는 다른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른바 YCC 정책으로 불립니다.

 

YCC 정책은 Yield Curve Control의 약자로서 수익률 곡선 통제라고도 불리며, 쉽게 말해서 일본 정부가 발행한 10년 물 국채 금리에 상한을 두는 정책입니다. 상한 이상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일본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하여 국채를 매입해서 금리를 떨어뜨리는 정책입니다. 일본 정부가 초창기 불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입니다.

 

작년 12월에는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YCC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 아직까지 일본은 굳건하게 정책을 유지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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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금리를 유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국가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장기 불황 탈출을 위해 엔저를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이라고 해서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의 가치가 절상되어서 일본의 수출경쟁력이 악화됨과 동시에 일본 전체의 경제가 불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로 미국과 일본 간의 반도체 전쟁도 한 몫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당시 미국의 주도하에 반도체가 활황이었으나 일본이 기술력으로 치킨 게임을 벌여서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때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인위적으로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리려 엔화를 인위적으로 가치 절상 시킨 것입니다. 반도체 관련 치킨 게임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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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일본의 엔화의 가격이 다시 저렴해지니 자연스레 일본 제품을 많이 찾게 되고, 또 낮아진 만큼 앞으로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일본 제품이나 엔화 및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설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 또한 최근 들어 일본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 워런 버핏 일본 관련 투자 관련 뉴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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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의 대표 증시인 닛케이 지수가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에 3만 3천 엔을 돌파했습니다. 올해에만 지수가 30% 상승한 것입니다.

 

 

2023년-6월-20일-기준으로-닛케이-평균주가가-33년만에-최고치를-달성
닛케이-평균주가

 

 

엔저현상으로 인한 장단점

[장점]

  • 저렴한 일본여행: 노 재팬에서 바이 재팬으로!
    •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0만 명 이상으로 1년 전 보다 120배 상승했다고 합니다. 물론 작년에는 한창 코로나로 인해 일본 입국 자체가 힘겨운 상황임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많은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 이는 결과적으로 엔화가 저렴해진 덕분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1년 간 막혀있던 여행지가 풀려서 가고 싶은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가격까지 저렴해졌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도 엔화 가격이 저렴해진 덕분에 여행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엔테크: 엔화 투자로 인한 자산 상승
    • 지금은 많이 알려졌고 위에서 언급한 대로 33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기에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올해부터 꾸준히 엔테크로 엔화 자산에 투자하신 분들이라면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 실제로 우리나라 4대 은행인 우리, 신한, 국민, 하나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6% 늘어났고, 국내 상위 8개 증권사의 일본 주식 금액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가격이 저렴할 때 사서 이후 가격이 오르면 파는 가치 투자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단점]

  • 국내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
    • 개인에게는 잠깐의 행운이 깃들 수 있지만 국가 경제적으로는 악영향이 매우 큽니다.
    • 한국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 일본과 겹치는 품목만 50개 이상인데, 엔저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한국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0% 떨어지면 한국 무역수지는 약 15억 달러씩 감소한다고 합니다.

 

  • 여행수지도 적자
    • 앞서 장점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코로나 19 이전 대비 4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는 곧 여행수지 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5월 말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32억 3,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2019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수치라고 합니다.

 

 

엔화 자산 투자에 있어 앞으로 주의하셔야 할 점

엔화가 단기적으로 저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은 항상 상대적인 비율이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특히 5월 이후 국내 외환시장에서 보이는 엔저 현상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원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우리 돈의 가치가 상승한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엔저현상이 지속되면 수출 시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시에는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됩니다. 일본은 자국 내에서 수출하는 비중보다는 해외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규모가 더 크기에 엔저현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그러한 기업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 경제를 위해서라도 엔저 현상이 지속하긴 어렵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무려 33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일본 증시로 인해 외국인 수급 및 차익실현 수요가 상당할 것입니다. 일본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70%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 이러한 호황세에서는 순식간에 이익 확정이나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상황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엔화 투자를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치며

 

그럼에도 일본은 꿋꿋이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지난 2016년 이후 기준금리를 거의 제로에 가까운,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도 나왔던 상황이라 만성적인 경기부진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의 각오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4월에는 일본 중앙은행의 총재가 바뀐 상황에서 신임 우에다 총재는 전임 구로다 전 총재의 뜻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따라서 금융 완화에 엔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엔화를 다루는 데 있어 항상 주의 깊게 상황을 주시하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개인이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투자 전문가가 아니며 특정 주식의 매도 매수 추천도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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