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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작년 12월 태국 방콕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모델 3/Y 출시를 발표했으며, 지난 2월 14일에 공식 트위터를 통해 처음으로 태국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한 바 있습니다. 그 후 5개월이 지난 지금, 관광객의 입장에서 본 태국에서의 테슬라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느낀 점을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테슬라의 태국에서의 잠재적 성공 요인 3가지
1) 첫 번째, 많은 교통 수요와 단일화된 그들의 선호도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장점으로 태국 내 교통 수요가 아주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필자는 5일 간 방콕에 머물면서 개인 픽업 서비스와 그랩(Grab)을 통한 택시를 주로 이용했는데, 놀라운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태국 내 모든 택시가 도요타의 코롤라(Corrola) 차량이었다는 것과 다른 브랜드의 택시는 단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과 같이 방콕 곳곳에서 위와 같은 택시를 발견할 수 있으며, 도로 위에 있는 차량 중 열에 아홉은 도요타 차량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태국 방콕은 도요타가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테슬라 이야기를 하다가 왜 도요타 얘기를 하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 점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테슬라의 장점인데, 도요타라는 브랜드는 내연기관 차량 중 손에 꼽히는 잔고장이 안나는, 그래서 유지관리비가 저렴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RepairPal에 따르면 도요타 소유자는 연간 유지 비용이 $441로서 전체 평균인 $652를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내연기관 차량에서만 가능한 수치이며, EV로 확대를 해본다면 유지보수 비용이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자동차 블로그인 Clunker Junker에 따르면 도요타의 10년 간의 유지보수 비용은 차량 가격의 13.41%에 달하는 반면(내연기관 대중 차량 중 1위의 기록) 테슬라는 차량 가격의 7.09%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이기도 한 렉서스의 12.28%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렉서스를 흔히들 '고장이 나지 않아서 차를 바꾸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은 차량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렉서스보다도 더 차량 유지비가 덜 들어가는 게 테슬라입니다.
태국에서 도요타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정말 많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현실적인 부분은 아마도 이러한 저렴한 유지관리 비용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이 시장을 점령하고 입소문을 타게 된다면 태국 사람들의 선택지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하나의 브랜드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라이니 만큼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너무나도 당연해 보입니다.
2) 비교적 잘 갖춰진 교통 인프라
태국이라는 나라를 방문 전에는 으레 짐작하듯, 동남아시아 나라이기에 교통인프라가 상당히 열악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깔끔했고, 무엇보다 교통 신호가(물론 개선이 되어야 할 부분도 상당하지만)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신호등마다 남아있는 신호 시간이 명시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부분은 아직까지 한국에도 개선이 되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소하지만 이런 섬세한 것 하나하나가 차이를 만들게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테슬라는 EV라는 플랫폼을 전 세계 곳곳에 깔아놓으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그들의 소프트웨어, 즉 FSD를 널리 보급하기 위함입니다. 비전 방식으로 운영되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가 저렇게 신호에서 비주얼 요소로 친절하게 교통 시스템을 알려주고 있다면 인공지능에 따른 학습량을 늘려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남아있는 교통 신호 초마다의 상황을 데이터화할 수 있음으로 사용자와 도로 위의 운행자 모두에게 안전한 주행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물가에 비해 비싸진 휘발유 가격과 보조금 혜택
태국은 코로나 시절 휘발유 가격이 한 때 리터당 0.8달러보다 아래로 떨어졌지만, 그 이후 다시 상승해서 올해 5월을 기준으로 리터당 $1.24입니다.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만, 우리나라와의 물가를 비교했을 때 태국에서의 휘발유 가격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합니다.
태국 역시 원유를 채굴하는 아시아 제8위에 해당하는 산유국이지만,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아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유값이 상승함에 따라 자국의 원유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에 EV가 도입하게 된다면 유지보수비와 연료비가 비싼 내연기관 차량을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태국 정부에서도 EV 구매자에게 보조금 혜택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대당 최대 150,000밧으로 약 4,4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여기에 태국은 2030년까지 자국 내 전기차 비중을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태국 사람들의 전기차 선호도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테슬라가 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헤쳐나갈 부분 3가지
1) 태국에서는 무의미한 도로 위 차선
비록 짧은 기간 방콕 내 가장 혼잡하다고 정평이 나있는 시암에서만 있었기에 데이터 표본이 상당히 낮을 수 있지만(실제로 개인 픽업 서비스를 운행하는 현지인에게 물어본 결과 방콕 시암은 매일매일이 교통지옥이라고 합니다.) 방콕 도로 위는 정말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도로 중앙선 침범은 정말 아무렇지나 않게 일어났으며, 심지어 위 사진 중 '톡톡이'라고 일컬어지는 태국 전통 교통수단은 정말 자유자재로 도로 위를 곡예하듯이 돌아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정차도 서슴없이 행합니다. 사고가 안 나는 게 용할 정도이며, 사고가 난다면 자칫 대량의 인명사고가 날 정도로 아찔한 모습을 여러 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교통 사정 속에서 과연 테슬라가 자랑하는 FSD가 유효한 도로 위 데이터를 많이 습득할 수 있을까요?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테슬라의 FSD는 저렇게 도로 위 중앙선 침범 사례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데이터를 쌓게 될까요?
2)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태국인들의 최애품인 오토바이
방콕, 특히나 한국으로 치자면 강남에 속하는 시암은 정말 교통지옥이 따로 없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동남아국가가 그렇듯 남녀노소 누구나 오토바이를 많이 이용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서두에 밝혔듯 사실 도로 위의 점령자는 도요타가 아니라 오토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차량 숫자를 능가하는 모습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교통 신호를 위해 정차하면 주변에 오토바이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왜 사용하지?'라고도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제가 짧지만 느껴본 결과 정말 오토바이가 없으면 답답해서 못 살 정도로 교통체증이 정말 심한 곳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교통체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가 필수품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태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부유한 나라에 속하지만, 전 세계로 따져보았을 때는 GDP 순위가 85위일 정도로 개개인에게는 아직까지 경제적인 혜택이 더 필요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위 택시와 같은 맥락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고 보다 빠르게 교통수단을 택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가 아마도 생활 속 필수품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오토바이 역시 중앙선 침범은 일상생활인 듯 보였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과연 테슬라가 오토바이의 높은 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아무리 저가 차량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낮은 유지보수비용과 교통체증 시에 최적의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듯 보이지만 저는 딱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3) 소름 끼칠 정도로 관대함이 묻어나는 태국 시민들의 운전습관
위 2가지 요소는 사실 경제적인 요소이기에 비교 대상이 확실하며, 그 비교대상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게 된다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선택지는 정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정말 넘어야 할 산은 바로 태국 시민들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정말 교통체증이 심한 곳 중 하나가 방콕인데,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누구 하나 화를 내거나 심지어 클락션 소리도 좀처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아래와 같은 상황이 생긴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소 큰 소리와 함께 험한 말을 들어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되지만, 태국에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 하나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험한 교통 상황을 많이 체험할 것 같은 픽업 서비스업 및 택시 기사님들도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상황에서도 클락션 하나 울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우측 사진은 우리가 탔던 차량이 차선이 바뀌기 임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시도했는데(물론 제가 아닌 픽업 서비스 기사님께서) 그 누구도 클락션 및 큰 소리로 호통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실 서비스라는 것이 생활 속에서 불편함이 존재하고 이를 개선한다는 관점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렇게 도로 위에서 느긋한 상황이라면 제 아무리 편한 자율 주행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한들 불편함이 없는 태국 시민들 입장에서 과연 서비스를 이용할까라는 의문점이 많았습니다.
또한 태국은 교통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픽업 서비스부터 그랩으로 인한 택시 및 딜리버리 서비스, 각종 택시 및 오토바이를 이용한 교통 서비스까지 정말 다양한데, 자율 주행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이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의 변화와 생계에 지장이 생길 격변하는 변화를 과연 테슬라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지도 지켜볼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저만의 100% 개인적인 생각을 곁들인 테슬라가 태국에서의 강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서 풀어보았습니다. 아주 잠깐의 관광객의 입장에서 봤던 의견이기에 태국 현지의 사정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며, 태국 시민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도 무조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 판단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픽업 서비스 및 택시 기사님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니까요.
지난 2월 첫 인도가 시작된 만큼 테슬라는 태국 내에서 완전 신생업체나 다름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도로 위에서 발견한 테슬라 차량은 모델 Y 4대뿐이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제가 있었던 지역은 나름 방콕에서도 상류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벤츠나 페라리 같은 고급차가 즐비한 지역이니만큼 사람들의 경제력 부분은 충분히 충당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본다면 테슬라는 도요타의 판매수치를 뛰어넘어 무서운 상승세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태국에서 어떠한 상황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방문했을 때는 테슬라 택시를 타고 방콕을 돌아다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이상 여기까지입니다. 모두들 성투하시길!!
(투자 전문가가 아니며 특정 주식의 매도 매수 추천도 아님을 밝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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